비열한 내곡동 특검




정규재TV show

Summary: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의혹 사건을 수사한 특별검사팀이 14일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의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논란에 대해 '혐의없다'고 발표했다. 대신 증여세 포탈 혐의로 국세청에 과세자료를 통보했다. 그러나 시형씨가 돈을 빌린 것이라 주장하고, 설령 국세청도 사저부지 매입대금 12억원을 증여로 본다 해도 증여세 과세액이 고발기준인 5억원에 못 미쳐 대통령 일가가 재판정에 설 일은 없어 보인다.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를 들쑤신 특검이지만, 빈 깡통처럼 소리만 요란한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에 그치고 말았다. 대개 특검사건이 그렇듯이 이번 내곡동 특검도 정치바람을 강하게 탔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깨고 단독으로 특검 후보를 내세웠다. 정치적 공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치적 신의를 저버리는 반칙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범죄사실 규명이 아니라 최대한 시끄럽게 만들어 대통령을 망신주고 여당을 공격하는 게 민주당의 특검전략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샀던 이유다. 특검은 직무에 충실하기 위해서였겠지만 대통령 친형을 소환하고 영부인을 서면조사했을 뿐 아니라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시도, 결과적으로 청와대에 대한 의혹을 한껏 부각시킨 것도 사실이다. 특검은 김인종 전 경호처장 등 청와대 관계자 3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30일간의 수사를 마칠 모양이다. 하지만 이들의 행위가 이전 대통령들의 사저 매입이나 증축 관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어 처벌 여부가 불투명하다. 물론 청와대가 압수수색을 거부하고, 조사기간 연장도 불허하는 등 충분한 수사가 불가능했다는 항변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 가족이 사적이익을 위해 투기를 한 게 아닌 마당에 더 이상의 수사가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민주당은 특검의 결론과 관계없이 내곡동 사저매입 의혹을 계속 공격할 모양이다. 집권 후 부지 매입자금의 출처를 밝히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스스로 추천한 특검의 결론마저 부정하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정치공세다. 자신들이 원하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 계속 특검을 하자는 소리인지.